
상온에서 초전도 성질을 나타내는 물질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연구집단이 나와 대한민국을 넘어 전세계를 뜨겁게 달구었다. 과학 이슈가 인터넷 밈으로 이렇게 활발하게 소비되었던 적이 있었다 싶을 정도로 그 열기는 대단했다. 이 발견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떠나 이 문화적 현상 자체에 관심 생길 정도로 지난 2주는 여느 때와 달랐다.
과학 이슈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대한민국 전체를 들썩이게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? 유튜브를 통해 쉽고 빠르게 과학 소식을 접할 수 있게된 배경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슈가 이렇게까지 순식간에 확산될 수 있었던 것은 이 발견이 잠재하고 있는 엄청난 경제적 파급 효과 때문인 것 같다.
과학 크리에이터나 과학자들은 이러한 문화 현상을 보고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긍정적으로 보는 측면도 많았던 것 같다. 하지만 대중들이 관심은 초전도 현상이라는 과학이 아닌 그 발견이 잠재하고 있는 어마어마한 경제적인 효과 그리고 속된 말로 국뽕이라 부르는 것에 그 근간을 두고 있다. AI와 같이 최근 10년을 주름잡았던 과학계 이슈에서 한참을 소외되었다고 느끼던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세상을 주름잡게 될 수 있을 정도의 대단한 발견은 오래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통로가 되었을 수도 있다.
하지만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이 현상이 썩 유쾌하게 느껴지지만은 않았다. 돈이나 국뽕이 관련되지 않은 과학분야는 더욱 소외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. 이를테면 금성의 일면 통과와 같은 100년에 한 두번이나 볼 수 있을 법한 우주쇼가 만일 지금 벌어졌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의 관심을 끌 수 있냐 하면 절대 그럴 수 없다고 본다. 거기는 돈이나 국뽕같은 대중이 좋아하는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.
과학 기술이 거두는 경제적인 효과는 매우 중요하고 이를 통한 국력 향상의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. 또 대중의 관심이 과학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도 인정한다.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이런 관심이 더욱 확산되어 비록 상온 초전도체 만큼 파급력은 없더라도 순수하고 열망있는 과학도들에게 희망을 주는 좋은 영향력으로 발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.
Leave a Reply